
저는 매주 금요일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고 있어요.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는 책은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줘요.
지난주에 도서관에 가서 신간 코너를 살펴보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여름, 첫눈>
<여름, 첫눈>은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에요.
제16회 웅진 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해요.
책 표지에는 푸른 하늘에 종이가 날아가고 한 소녀가 손을 들고 서 있어요. 책 제목은 첫눈인데 눈은 찾아볼 수 없어요.
책 표지에는 종이와 함께 꽃잎, 나뭇잎이 날리고 있어요.
'여름'과 관련성이 전혀 없는 '첫눈'이라는 단어의 조합과 책 제목과 연결되지 않는 듯한 표지의 그림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책 제목과 책 표지에는 많은 이야기를 담을 텐데 전혀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결점을 찾고 싶어졌어요.
이 책의 주인공은 5학년 '열매'라는 여자아이에요.
열매는 비밀 연애 중이에요. 그 상대는 '최한빛'이에요.

열매의 남자친구 최한빛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가 있어요.
'박서아'와 '김재니'
서아, 재니, 한빛은 어릴 적부터 시간을 공유한 사이에요. 게다가 가족 모두가 친해서 여행도 다녔던 사이에요.
그러니 친구의 생일 파티가 있다면 당연히 참석하겠지요?!
하지만 최한빛은 김재니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선언을 해요.
그런데 방학 첫날!
열매는 기차를 타고 '거기'로 향하고 있었어요.
열매와 아주 친한 서아는 열매에게 재니의 생일 파티 소식을 들려줘요. 그리고 재니 파티에서 있었던 소식을 열매에게 생중계를 해줘요.
헐, 최한빛 생파 왔어.
대박!
재니랑 최한빛 입술 뽀뽀!
열매에게 생일 파티에 가지 않은 거라는 최한빛은 재니의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큰 뉴스를 만들어요.
고리타분한 저는 여기서 5학년의 뽀뽀에 깜짝 놀랐어요.
이 소식을 뒤로하고 열매는 '거기'에 도착해요.
거기는 바로 아빠가 살고 있는 곳,
열매가 서울로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곳이에요.
도착하자마자 열매는 수상한 사람을 마주하게 돼요.
그 수상한 사람은 알고 보니 어릴 적 친구였던 배연우였어요.

열매는 아빠 집에서 지내면서 연우와 자주 만나게 되지요. 연우에게는 연아라는 동생이 있어요. 연아는 걷기가 어려워 휠체어를 타고 다녀요.
연아는 사자를 좋아해요. 큰 수술을 앞두고 열매에게 부탁해서 언덕 너머 사자를 보러 가기로 해요.
열매는 연아의 '그림자'가 되어 주기로 했어요.
열매와 연아는 언덕 너머 사자를 만나게 돼요. 우리의 갇힌 사자가 아닌 풀밭 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진짜 사자를요!
저는 사자가 나와서 이 부분이 꿈이 아닐까 싶었어요. 하지만 두 친구가 집에 돌아온 후 뉴스를 통해서 사자가 우리를 탈출했고 사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요.
열매와 연아는 사자를 만난 이후 아파요.
열매는 집에서 연아는 병원에서
열매는 큰일이 있었지만 이것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어릴 적 자신을 많이 챙겨준 언니가 생각나지요. 열매는 언니에게 가서 이렇게 부탁을 해요.
"언니 그림자가 되어 줘요."
열매는 그림자 언니에게 큰일을 털어놓지요.

그 큰일이 정말 정말 큰 반전이었어요. 그 위에 딸려 나오는 이야기가 모두 놀라운 큰 이야기들이었어요.
책의 내용을 모두 옮기면 읽는 재미가 줄어드니 다 옮기지는 않고 싶네요. 제가 느꼈던 놀라움을 읽는 분들이 직접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책을 다 읽으니 열매에게는 여름에 내린 첫눈이 있었어요. 첫눈이 정말 하늘에서 내린 것은 아니지만 열매의 마음속에 내린 첫눈이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열매에게 내린 눈은
- 최한빛의 뽀뽀
- 그림자 언니에게 털어놓는 사건
- 이야기의 엔딩
이렇게 세 가지인 것 같아요.
시간 순서로 따지면 첫눈은 두 번째 사건일 거예요. 하지만 제일 강렬하게 내린 첫눈은 이야기의 엔딩이에요. 앞의 두 가지는 눈 내리기 전 찌푸리고 있는 하늘 정도 같아요.
<여름, 첫눈>은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도 정말 예뻐요. 이야기를 읽으며 몽글해진 마음에 설렘을 한 스푼 올려주는 삽화 덕분에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여름. 첫눈>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이야기예요. 하지만 반전의 이야기가 있어 순간 정신을 팍 차리게 되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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