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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민주주의 내란의 끝』 독서 후기 – 12.3 내란 속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2024년 12월 3일, 현실이 된 계엄령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비상계엄 선포’입니다.
TV 뉴스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마치 소설이나 교과서에서나 보던 장면 같았습니다. 거리에 군인들이 뛰쳐나오고, 헬기가 서울 상공을 선회하는 비현실적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정치적 충돌, 이른바 ‘12.3 내란’이 일어났습니다. 현재 우리는 그 내란의 여파를 정리해 나가고 있지만, 완전히 마무리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한 혼란의 와중에, 저는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K민주주의 내란의 끝』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내란의 한가운데에서 ‘내란의 끝’이라는 제목의 책을 마주하니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K민주주의 내란의 끝』의 구성과 형식
이 책은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님과 앵커 최지은의 대담을 녹취하여 엮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우용 선생님은 책머리에서, 교정 작업이 무척 힘들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인 저에게는 대담 형식의 글이라 오히려 더 쉽게, 빠르게 읽혀졌습니다. 복잡한 이슈를 날카로운 통찰과 함께 풀어나가는 방식은 읽는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게 만들었습니다.
민주주의, 그 단어 속에 숨겨진 의미
책의 초반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민주주의’라는 단어의 기원을 살펴봅니다. 영어의 데모크라시(democracy)를 번역한 이 용어는 왜 ‘민주주의’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데모크라시는 민중이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개념이 한국에 들어올 당시, 우리는 여전히 군주제 체제 하에 있었습니다. 민중이 권력을 행사한다는 개념은 그 시절 사람들에게는 이해조차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제도는 ‘오랑캐’들의 체제’라는 인식 하에 ‘주의(主義)’라는 단어를 붙여, 이질적인 사상으로 구분하려 했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결과로 민주주의의 반대말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라는 잘못된 인식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민(民)’이라는 글자의 기원과 역사적 의미
책은 ‘민’이라는 한자의 기원도 함께 설명합니다. 민(民)은 피 흘리는 눈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입니다. 이는 고대 국가 형성 과정에서 백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민’이 본격적으로 정치적 주체로 등장한 계기는 바로 독립협회가 주최한 ‘만민공동회’입니다.
만민공동회는 당시 종으로 여겨졌던 평민들이 대규모로 모여,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심지어 개회 연설은 쌀가게 상인이 맡았다고 하니, 사농공상의 위계가 뚜렷하던 시대에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후 신민회 등 다양한 운동을 통해 ‘민’의 권리를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계속되었습니다.
왕당파의 귀환과 민주주의의 위기
책은 조선 말기부터 이어져온 기득권 세력, 이른바 왕당파의 시각도 다룹니다. 그들은 ‘민’이 대표를 선출한다는 제도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민은 지배의 대상이지, 권력을 행사하는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노태우 정권 시절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지며 민주 진영이 승리한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기득권과 민주세력 간의 타협으로 만들어진 헌법이었습니다. 이는 완전한 민주주의로의 진입이 아니었음을 시사합니다.
그 타협의 결과, 민주주의는 잠시 숨을 돌렸지만, 12월 3일 계엄령 선포와 함께 왕당파의 재등장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깨어 있는 시민, 새로운 민주주의의 출발
계엄 이후, ‘민’은 다시 일어섰습니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응원봉 시위, 키세스단이라는 신개념 시위문화가 등장했고, 이는 과거의 촛불집회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 실천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책은 이를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합니다. 결국, 민주주의란 깨어 있는 시민의 지속적인 실천 속에서 완성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연 내란은 끝났을까?
『K민주주의 내란의 끝』은 윤석렬 대통령의 탄핵 이전에 출간된 책입니다. 일부 내용은 탄핵이 기각될 경우를 가정하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탄핵이 이루어진 이후, 책을 다시 읽으며 안도감과 동시에 “정말 이걸로 끝난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진실들, 규명되지 않은 사건들, 그리고 여전히 존재하는 기득권의 힘. 책은 우리가 내란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끝내기 위한 역사적 통찰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K민주주의 내란의 끝』은 내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교과서 같은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마치며 –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다시 읽고 싶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시사서나 정치 평론서가 아닙니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역사적 교양서입니다.
언젠가 아이가 이 사건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을 때, 함께 이 책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3 내란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민주주의의 모습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고, 민주주의는 ‘민’이 깨어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진리를 깊이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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